숙진 조: 죽음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짜여 있습니다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숙진 조의 전시는 40년에 걸친 작업을 아우르며 100점이 넘는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입니다. 전시 제목인 ‘That’s How the Light Gets In’은 부재와 상실, 삶의 균열을 통해 새로운 빛과 생명이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죽음을 단순한 소멸이나 떠남이 아니라 변화의 과정으로 바라보며, 우리가 잃고 남긴 것에서 또 다른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작가는 젊었을 때 죽으면 완전히 사라진다고 생각해 두려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영원히 살 것처럼 지내지만,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07년 아르코미술관 중견작가 초대전 이후 약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첫 대규모 개인전이며, 작가는 전시 기회를 얻은 것에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작가에게 이번 귀국 전시는 개인적으로도 특별합니다. 부모가 미술관과 가까운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기 때문에, 작가는 부모가 전시를 함께하며 동행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는 1983년 대학원 재학 시절 캔버스와 유화 물감을 살 여유가 없어 합판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합판을 실험적인 재료로 활용하면서 회화에서 조각과 설치 작업으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이후 수백 년, 때로는 수천 년을 살아가는 나무가 인간의 역사와 주변 세계의 변화를 목격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나무와 목재를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시간과 삶의 증인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전시에는 전통 한옥에서 회수한 서까래를 활용한 설치 작품 ‘Witness’와 1999년 뉴욕에서 제작한 ‘Color of Life’ 관련 사진도 포함됩니다. 작가는 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명과 사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됐고, 인간 중심을 넘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이 확장됐다고 말합니다. 여러 장소를 오가며 작업하고 생활한 경험은 소속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했으며, 각 장소의 감각적·정서적·물질적 흔적이 작업 속에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Sook Jin Jo: That’s How the Light Gets In’은 남서울미술관에서 11월 15일까지 열립니다.

Source: theart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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