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의 삶을 통해 본 현대 사회의 기술적 불안





서울의 혼잡한 도로를 가로질러 빠르게 이동하는 배달 기사가 있다. 그녀는 매일 여러 번의 배달을 하며 시간을 쪼개고 있다. 이러한 긴박함은 현대 도시 생활의 상징으로, 기술 발전이 가져온 ' frictionless' 배달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소비자들은 손끝 하나로 무엇이든 주문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은 대부분 얼굴 없는 배달 기사들이 연결해 주고 있다. 이들을 주제로 한 영상 작품을 통해 비디오 아티스트인 김아영은 현대 사회의 기술적 불안을 조명하고 있다.
김아영은 최근 프리즈 런던에서 아시아 문화 센터의 첫 번째 미래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오는 11월 뉴욕에서 열리는 권위 있는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인 퍼포르마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녀의 전시 'Many Worlds Over'는 베를린의 함부르크 바하우스에서 7월 2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아영은 전시 투어 중 호기심과 깊은 사유를 담은 창작자의 모습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에스노퓨처리즘'과 같은 고상한 주제와 1990년대 애니메이션 '에온 플럭스'와 같은 대중 문화를 동등하게 다루며 작품의 영감을 설명했다. 전시의 가장 초기 작품인 'Delivery Dancer's Sphere(2022)'는 여성 배달 기사인 에른스트 모를 주인공으로 하여,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녀는 김아영이 설정한 가상의 서울에서 다양한 장소를 빠르게 질주하며 다른 현실에서 온 자신과 마주치기도 한다. 이 두 캐릭터는 서로의 운명이 얽히며, 서로를 쫓는 관계가 전개된다.
김아영은 서울에서 성장하며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6세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사진을 공부했다. 그녀는 이미지 제작의 철학에 대한 관심을 발견하고, 2010년 첼시 예술 대학교에서 순수 미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파리와 베를린에서 레지던시를 거쳐 서울로 돌아와 본격적인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내러티브 중심의 스펙타클한 구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COVID-19 팬데믹 동안의 배달 앱 사용 폭증에서 영감을 받았다.
김아영은 배달 기사가 여성인 것을 알고 궁금증을 느끼며, 이들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배달 기사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최적화'라는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기술이 가져온 불안 요소를 드러내고 있다. 김아영은 "한국은 극심한 경쟁의 조건에서 모든 것이 생산된다"며 이러한 경쟁을 비판하는 한편, 한국 문화의 국제적 관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K-팝과 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김아영은 국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의 최근 작품 'Delivery Dancer's Arc: 0° Receiver(2024)'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확장시킨다. 이 작품에서 에른스트 모와 엔 스톰은 시간 여행자 역할을 맡아 다른 세계를 넘나들며 고대 유적과 서울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김아영은 이 작품을 통해 상상력과 현실을 넘나드는 고유한 세계관을 탐구하고,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복잡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Source: www.arts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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