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영향, 미술전시 취소로 이어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DEI) 정책에 대한 경직된 접근이 미술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아메리카 미술관은 두 개의 전시회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미술계에서 자유로운 표현과 다양성을 촉진하려는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안딜 고신(Andil Gosine)의 자연의 야생(Nature’s Wild)”이라는 전시는 원래 이번 주에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이달 초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이 전시는 고신이 2021년에 발표한 책 “자연의 야생: 카리브 해의 사랑, 성, 법”을 바탕으로 기획되었으며, 예술, 활동가 정신, 종교에서의 동성애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고 있다. 고신은 하이퍼앨러지(Hyperallergic)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업을 위해 세 갤러리의 모든 센티미터를 상상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시가 자신이 성장한 트리니다드의 시골에서 촬영된 세 살짜리 자신의 사진을 포함한 작품으로 구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 취소의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주기구(OAS)의 총서기가 전시 중지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신은 미술관 측이 이 전시를 “퀴어 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의 주요 작품은 세 살 때의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파란색 옷을 입고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전시도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으로 취소되었다. 이 전시는 카리브 해 및 미국의 아프리카계 예술가들의 작품을 다룬 것으로, DEI 프로그램으로 간주되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시는 원래 3월 21일 개막될 예정이었다.

고신의 전시는 예술가 보조금, 월드프라이드(WorldPride) 단체, 그리고 캐나다의 미주기구 영구대표부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나, 이번 취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외교 정책의 새로운 우선 사항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새로운 정책은 “진정한 적의 선전과 싸우는” 것을 포함하여 예술 및 문화 기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첫 임기에서 클래식한 건축 양식을 선호하는 정책을 복원했으며, 이는 정부 건축물에 대한 현대적 양식을 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과 예술 기관을 통제하려는 더 큰 관심의 일환이다. 그는 또한 케네디 센터 이사회 의장직에 스스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캐나다 문화 비평가인 데보라 루트(Deborah Root)는 “이런 일이 다른 예술가들과 작가들에게 위축 효과를 미칠 우려가 있다”며, “전시 기회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 자신의 작업을 새로운 보수적이고 궁극적으로 지루한 모델에 맞추려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미술계의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는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정치적 압력에 어떻게 저항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예술은 사회의 변화와 반응을 반영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며,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Source: www.ar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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